가을, 결혼식

벌써 10월 말인데, 그동안 가을을 제대로 느끼지 못했음을 문득 깨달았습니다.

온도 변화는 추위에 몸서리치며 즉각 느낄 수 있는데, 풍경 변화는 직접 고개를 들어 살피지 않으면 쉽게 알아차리지 못합니다.

 

 

 

올해 들어 여러 번의 결혼식이 있었지만, 상황상 직접 가는 것은 어렵다 판단하고 축의금을 지인을 통해 전달하였습니다.

오늘 결혼식 만큼은 꼭 가야겠다는 생각에 오전 운동을 마치고 서둘러 준비하였습니다.

결혼식장은 그리 멀지 않아 여유롭게 이동하였는데, 막상 도착하니 식이 시작되기 5분 전이었습니다.

서둘러 오늘의 주인공 새신랑에게 눈도장을 찍고, 지인들과 인사를 나누고는 결혼식 행진까지 보았습니다.

 

 

 

식사권을 반납하고, 호두 파이와 드롭 커피로 구성된 답례품을 챙겨 들고 나왔습니다.

마을버스를 타고 가도 되지만, 성큼 다가온 추위와 끝나가는 가을의 정취를 느껴보고 싶어 걷기로 하였습니다.

차가운 바람을 한껏 들이마시며 사뿐히 걸었습니다.

햇볕은 좋아서 많은 사람들이 공원으로 나와 주말을 만끽하고 있었습니다.

단풍은 거의 끝나가고, 이미 잎이 다 떨어져 겨울을 준비하는 나무도 있었어요.

 

 

 

 

올해 처음으로 만끽한 늦가을의 정취

 

 

 

한동안 자연을 제대로 느끼지 못했음을 절절히 깨달았습니다.

가을하면 떠오르는 서울의 명소, 하늘공원의 억새를 본 지도 꽤 오래되었습니다.

가장 좋아하는 한강변에 한참 앉아 시간을 보내본 것도 한 번 밖에 되지 않네요.

올해는 더욱 외출을 자제했기 때문에 주변 변화에 둔감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오랜만에 가기로 결심한 결혼식 덕분에 제가 좋아하는 것들을 맘껏 즐길 수 있었어요.

 

 

 

좋아하는 지인의 결혼식 진심으로 축하해주기

차가운 공기 들이마시며 살아있음 느끼기

늦가을의 정취 눈 안에 한가득 담기

결혼식 답례품 호두파이에 좋아하는 아이스 라떼 곁들이기

 

 

 

 

하트모양 빨대의 아이스 라떼와 촉촉한 호두 파이

 

 

 

오늘 하루, 주위를 둘러보며 조금 더 저 자신을 느껴보았습니다.

평범함, 그 속에서 나만이 느낄 수 있는 행복을 발견할 수 있어 참 좋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