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업글쓰기 도전

마음의 속도에 맞춰가기

Thanks나퍼 2020. 11. 28. 10:46

유일하게 영상이 업로드되기 기다리는 유튜브 채널이 있다.

'이상한리뷰의앨리스(이리앨)' 이다.

Fake guru를 주의하라는 이야기, 자기 계발 확실하게 하는 이야기, 심리학 이야기 등 내가 관심 있어하는 주제들을 책이나 강의를 통해 깊이 있게 다룬다.

내가 구독할 때만 해도 구독자수가 10만 명이 안 되었던 것 같은데, 지금은 16만 명을 앞두고 있다.

더욱더 쑥쑥 자랐으면 하는 찐 유튜브 채널이다.

 

 

이번에 올라온 영상은 우울증을 주제로 하였다.

우울하다는 감정을 느낀지는 오래되었는데, 정확히는 20대 중반부터인 것 같다.

20대 초반에는 상황이 썩 마음에 들진 않았지만, 결국 벗어나 더욱 나아졌기에 이때까지만 해도 나름 만족하며 살았다.

하지만 20대 초중반에 만났던 애인이 우울증 상태였던 것 같고, 조금씩 옮아온 것 같다.

그리고 그를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도 왜곡된 것 같다.

 

 

그렇게 20대 중반부터는 내가 원하지 않는 삶을 살아가기 시작했다.

그 시간들을 꾸역꾸역 견뎌갔다.

살아있어도 살아있지 않은 느낌의 연속이었다.

이전처럼 벗어나야겠다는 용기조차 생기지 않았다.

그 애인과는 헤어졌지만, 당시에는 내 삶의 형태를 견뎌낼 수 있었기에 그 누구의 탓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우울감은 취업 후에 서서히 나타나기 시작했다.

2년 차 때는 파트로 근무하게 되어 홀로 있는 시간이 많아졌는데, 그 시간을 생산성 있게 쓰지 못해 힘들어했다.

업무를 위한 공부를 꾸준히 해 나가도 되었지만, 그럴 의욕은 지금까지도 없다.

그리고는 나로 살아가기 위한 방법이 무엇인지 찾아 헤매기 시작했다.

 

 

이러저러한 책도 읽고, 영상도 봤지만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

가장 최근에 읽은 <기분이 태도가 되지 않게>의 가장 마지막 파트는 '가면성 우울증: 즐겁고 행복한 척 연기하고 있는 당신에게'인데, 내 이야기였다.

주변 사람에게 폐 끼치는 걸 대단히 싫어해서 우울함을 겉으로 드러내 본 적은 없다.

대체로 사람들은 나를 밝고 삶의 의지가 강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나는 의지를 높이기 위해 자기 계발과 심리학 책과 강의를 끊임없이 읽고 들을 뿐이다.

내 상황을 남들에게 이야기하고 싶은 생각은 앞으로도 없다.

 

 

이리앨의 이번 영상 '상황이 바뀌어도 감정이 변하지 않는다면 우울증일 수 있어요'에서는 앤드류 솔로몬의 책 <한낮의 우울>과 테드 영상을 리뷰하였다.

우울증의 반대말은 행복이 아닌 생명력이고, 더 이상 무시하면 안 된다고 한다.

나는 경증이니 괜찮겠지 하고, 그때그때 기분 전환하고, 책이나 강의를 찾아 읽고 들었다.

하지만 상황이 더 나아지지 않는 걸 보니 좀 더 심각하게 받아들일 필요가 있는 것 같다.

제대로 된 방법을 몰랐기에 효과가 없었던 것인데 그저 나를 예민한 사람이라 나쁜 것은 모두 없애기 위해 득달같이 달려들기만 하고 있는 사람 취급을 했다.

그래도 벗어나기 위해 발버둥 치고 있었다는 걸 다시금 깨달았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

우선은 <한낮의 우울>을 읽어보며 모든 것을 내 마음의 속도에 맞춰보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