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업글쓰기 도전

투정만 부려온 시간들-

Thanks나퍼 2020. 11. 11. 14:47

글배우의 책 <아무것도 아닌 지금은 없다>를 읽다가 문득 스스로 나아가지 못한 이유를 명확하게 파악해버렸다.

글배우가 본인의 과거 경험을 어떻게 버텨왔는지 이야기하는 부분이 있었는데, 지금 느끼는 우울감과 좌절감, 지루함이 그의 경험과 빗대었을 때 마땅히 느껴야 할 감정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많은 사람들은 나의 힘듦이 세상에서 가장 힘든 것이라고들 위로해주지만, 정말 진지하게, 객관적으로 따져봐야 할 때도 있다.

그런 위로만을 받아들이며, 삶에서 한 걸음 나아가지 못하고, 제자리에서 동동거리기만 하고 있었다.

남이 해주는 위로도 결국엔 남이 해주는 것일 뿐임을 깨닫지 못했다.

내 삶은 스스로가 위로해주고, 또 이끌어갈 수 있어야 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지금이 정말 위로가 필요할 만큼 힘든 시기인지, 아니면 마냥 투정만 부리고 있는지도 판단할 수 있어야 한다.

 

 

결론은, 3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지금까지 나는 투정만 부려왔다는 것이다.

내 성격 혹은 엄마의 육아 방식 등이 잘못되었다는 판단하에 과거를 변명삼아 나는 바뀌지 못할 거라고 끙끙거리며 힘듦을 되풀이하고 있었다.

좋은 환경에서 지냈음에도 소중함과 감사함을 깨닫지 못하고, 좋지 않았다고 생각되는 경험에만 푹 빠져 부정적인 생각만을 키워왔던 것이다.

실제로는 전혀 그렇게 해석하지 않아도 되는 경험들인데 말이다.

환경이 너무 좋아도 그 좋은 환경임을 받아들이지 못하면, 즉 메타인지를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면, 마음먹은 대로 삶을 살기가 어려울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심리학을 초반에 배울 때 나의 삶이 모두 부모에 의해 결정되었고, 그것은 뒤바꿀 수 없는 것이라는 오래된 지식과 구분해서 배워야 한다는 생각도 든다.)

 

 

진정 내 삶에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떠올리니 과거는 과거일 뿐이고, 나의 해석에 달렸다는 말이 무엇인지 이제야 다가온다.

이제는 중요한 것을 향해 한 걸음씩 내디뎌야 한다.

그것도 최선을 다해서-